본문 바로가기

도서 /문학

게공선(게잡이공선)_고바야시 타키지

게공선, 게잡이공선, 고바야시 타키지


 

잔혹한 노동과 학대에 착취당하고 있는 게잡이 어부들의 인간화를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게잡이 공선에서의 계급적 착취 뿐만 아니라, 이를 도쿄의 마루노우치 빌딩의 자본주의 기구와 연결하여 독자의 의식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와 벼룩이 득실대는 선실에서 생활하는 어부들, 과업으로 병들고 죽어가는 노동자들은 인간이 아닌 동물적인 삶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다. 그들은 게를 잡아 통조림을 만들고 있지만, 정작 통조림이 되고 있는 것은 그들 자신이다.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어쩔 수 없이 태업을 하게 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었다. 그들은 대폭풍을 계기로 (자연현상인 대폭풍과 마찬가지로, 파업은 무리한 과업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 파업을 하게 되지만, 감독 개인을 향한 감정적인 행동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정리되고, 감독 뒤에 있는 훨씬 더 큰 배후, 자본주의 구조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작자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인간다운 권리를 얻기를 간절히 희망한 듯, ‘, 다시 한번이야!’라며 현실에 굴하지 않고 다시 한번 일어서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린다.

 

 이 작품은 착취의 전형인 게잡이 공선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단순히 인간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 않다. 1, 2차 파업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 구조의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사회가 필연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1920년대에 쓰여진 이 작품은 변화를 위해 애써 노력해봐야 결국 제자리 걸음이라고 쉽게 생각해버리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 빈민층 문제 등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작품에서처럼 무력에 의해 공공연하게 착취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더 커다란 구조에 의해 궁지에 몰려 재기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리 사회는 작품에서처럼 자연스럽게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과 무한 경쟁이라고 하는 사회 분위기가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게잡이 공선의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몰랐던 동안에는 이대로 상관없다식으로 현실에 안주했다. 하지만 구축함 사건으로 모순된 현실을 맞닥뜨리고 변화의 움직임을 일으켰다. 이것에는, 권리, 자유, 개혁과 같은 개념을 그들이 고민한 것이 아닌, 단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욕구였다.


이들을 통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무력감에 젖어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 우리들은 무기력함을 자각해야 하며, 보이지 않는 폭력성으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기득권층은 의식의 전환 노력을 꾀해야 할 것이다.

 

 

 

 

 

 

'도서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짜 여름 - 사기사와 메구무  (0) 2012.11.21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_모리 에토  (0) 2012.10.27
무희- 모리 오가이  (0) 2012.10.07
모래의 여자- 아베 코보  (0) 2012.10.04